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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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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 사랑은 온부모못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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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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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
조회수 |
19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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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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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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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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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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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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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족은…⑸ 한부모 가족] “사랑은 온부모 못지 않아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은 효력을 잃은 지 오래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일
까,자아가 형성되면서 어른들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
는 ‘미운 일곱살’도 이제 ‘미운 네살’로 내려왔다.
이혜옥(42·공무원·전북 전주시 인후동)씨도 32개월 된 딸아이를 키
우면서 미운 네살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한바탕난리를 치렀다. 저녁나절 목마르다는 아이에게
찬물을 주자 재채기를 해 미지근한 물로 바꿔주었다. 아이는 한모금
먹더니 바로 ‘찬물을 달라’며 컵을 내밀었다. 이씨는 찬물을 다시
담아 주었으나 먹어보지도 않은 채 아이는 앙탈을 부렸다.
“먹어보지도 않고 그래. 이거 찬물이잖아!”
그날 따라 지쳐있던 이씨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빽’ 질렀고,난
생 처음 들은 엄마의 고함소리에 아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이 안됐으면서도 벌써 며칠째 말을 듣지 않
고 말썽만 피워대는 딸에게 엄마는 성큼 손이 나가지 않았다.
“피곤하면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나는데,이럴 때 아이와의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을텐데…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씨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가족이다. 2000년 6월 결혼해 2001
년 12월 아이를 낳았고,2002년 12월 이혼했다. 임신한 뒤부터 별거상
태에 들어갔고,아이의 아빠가 위자료와 양육비를 주지 않는 대신 아이
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해 지금은 만나지도 않고 있는 상태다.
“지금은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아쉬운 정도지만 앞으로 아
이가 커가면서 어려운 점이 더 많겠지요.”
전주시청에 근무하는 이씨는 일하는 동안에는 이웃에 아이를 맡겼다
퇴근하면서 데리고 온다. 그때부터 아이가 잠들 때까지 오롯이 아이에
게 노래를 불러주거나 책을 읽어주면서 같이 보낸다.
책이나 노래에는 왜 그리 ‘아빠’가 많이 나오는지,얼마 전까지만 해
도 ‘아빠’가 나오면 피해가거나 얼버무렸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것이 오히려 나을 것이라는 생
각에서다. 이씨는 아이가 조금더 자라 “난 아빠가 왜 없어?” 이렇
게 물을 때를 대비해 정답(?)까지 준비해놓고 있다.
-아빠는 계셔. 다만 우리와 같이 살고 있지 않을 뿐이야. 엄마하고 아
빠하고 사랑하기 힘들어서 따로 사는 거야.
양육비를 주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변명을 마련해두었다. -아빠
가 힘들어서 그랬을거야. 그리고 엄마가 힘이 있잖아. 엄마가 어려웠
다면 도와주셨겠지.
“아이 때문에 이혼을 망설였지만 가정을 돌볼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
이었어요. 원망은 많지만 아이에게 아빠 얘기를 할 때 제 감정은 보태
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이가 아빠의 존재를 알기 전에 헤어져 수월한 점도 있다. 아빠의 존
재를 알았다면 ‘아빠 어디 갔느냐’며 칭얼댔겠지만 아빠 품에 안겨
본 기억이 없는 딸 아이는 아빠를 찾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안됐다는
이씨는 수시로 ‘너 잘하고 있니?’라고 자신에게 묻곤 한다.
아이에게 소리를 질렀던 그 날도 “아이에게 상처로 남지 않았을까.
그러면 안되는데…” 깊은 반성을 했단다.
“다른 엄마들도 아이한테 소리 지르고 때리기도 한다지만 그런 건 위
로가 되지 않아요. 엄마가 잘해주면 아빠의 빈 자리를 덜 느끼지 않겠
어요.”
이씨는 한부모가 된 다음 건강관리에 더욱 신경쓴다고 했다. 피곤하
면 아무래도 아이에게 짜증을 부리게 되고,또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
지 살아서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이씨는 한부모라는 사실을 구태여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 아빠
는 뭐하느냐”고 물으면 “남편은 해고했다”고 답한다.
“숨겨야 할 이유가 없지요. 양부모도 아이를 키우기 쉽지 않은데 사
실 한부모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한부모가정이 결손가정은 아
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씨는 스스로 한부모 가정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주위나 사회로부
터 도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보다 여성 한부모들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적지 않고 그래서 더욱 이웃의 부정적인 눈초리
를 의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씨는 부모 스스로 한부모라서 이런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야 자녀에게 온부
모 노릇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 한부모가 된 이씨는 재혼계획은
없다고 잘라말한다. 아이를 혼자서도 잘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
께 의붓아버지와 의붓 딸 사이의 좋지 못한 일들을 너무나 많이 듣고
봐 온 탓이다.
“재혼보다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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