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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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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아니라 고객(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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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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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조회수 |
16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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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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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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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umo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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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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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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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허브 싱가포르] 환자가 아니라 고객
'친절한 의대생' 점찍어놨다가 의사채용
오차드 거리 한복판 마운트 엘리자베스병원에 들어서면 호텔에 왔다
는 착각이 든다. 환자가 자동차로 로비 정문에 들어서면 빨간 유니폼
복장의 프론트 오피서(Front Officer)가 환자의 짐을 챙겨주고, 발레
파킹(Valet Parking·주차 대행)을 한다. 로비 정면에는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Client Service)센터가 있고, 그 안쪽에는 환자와 가족들
이 인터넷 등 사무를 볼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도 눈에 띈다. 암환
자들이 이용하는 종양내과는 정문 옆에 별도의 문을 두어 따로 출입한
다.
병동으로 올라가면 싱가포르 병원들의 서비스 차별화전략을 실감할
수 있다. 산부인과병동의 1인실 병실료는 하루 350싱가포르달러(약 25
만원). 하지만 ‘체크 인·아웃’(입·퇴원) 수속 대행 등 편의 제공
(약 45만원), 전담 간호사를 신청하면 병실료가 65만원까지 뛴다. 식
사는 조리는 특급 호텔에서 스카우트해온 ‘푸드 매니저’(Food
Manager)가 책임진다.
병원 5층 로열 스위트룸은 브루나이 왕족과 전속 계약을 맺고 있다.
썅들리에·도금 처리한 손잡이·대리석 욕조·영상 회의실 등 내부 인
테리어는 브루나이 왕실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
병원 ‘투어’(Tour)를 담당하고 있는 산드라 웅(Sandra Wong·여)씨
는 “이 병실은 거의 비어 있지만 왕족이 찾는 병원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그대로 유지한다”며 “우리 병원의 서비스는 특급 호텔이 기
준”이라고 말했다.
래플즈병원 2층 건강검진센터에서 검사를 마치면 빵·과일·죽 등이
비치된 스넥바로 인도된다. 검진 고객들이 8시간 이상 금식을 한 후
검사를 마치면 배가 출출할 것이므로 간단히 요기를 하라고 병원이 만
든 것이다. 병원은 외국 환자 입국날짜에 맞춰 각 나라별 전담 직원
이 차를 갖고 공항에 나가 환자를 모셔온다. 통역·환전·숙소·비행
기 티켓·세탁·우편물 등의 편의도 병원에서 제공한다. 의료진은 서
비스 챔피언이 되라 목소리에 웃음을 실어라 헤어질 때 좋은 인상을
남겨라 등 ‘고객 맞이 10가지’ 수칙이 적힌 카드를 항상 유니폼 상
단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한다.
고객 중심 사고는 의료진 선발에도 이어 진다. 지난 13일 저녁 오차
드 거리의 싱가포르 최대 치과병원인 ‘테이 & 파트너’ 회의실에는
30여명의 싱가포르 국립대치대 신입생 전원이 모였다. 의료진은 이들
에게 치과병원의 현황을 설명하면서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치과의사 예패친(Yee Fatt Chin)씨는 “사실은 인상이 좋고 선천적으
로 사람 대하는 자세가 부드러운 학생을 미리 점찍는 자리”라며 “10
년 전에 나도 저 자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병원은 매년 치대생 한
명을 선발, 장학금을 준다.
이처럼 싱가포르 민간 병원들은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여 자국
민 환자는 물론 많은 외국 환자를 유치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민간 병원들의 서비스 경쟁은 국·공립병원의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
는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싱가포르 최대 민간 병원그룹인 파크웨의 에스알 로(S.R Lo) 전략계
획 이사는 “미국의 존스 홉킨스병원이 들어와 있지만 서비스 경쟁력
은 우리가 월등히 우수하다”며 “다른 어느 미국 병원이 들어와도 우
리가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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