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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인, 군대 가야할까 말아야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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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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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
조회수 |
26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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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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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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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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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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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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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인, 군대 가야할까 말아야할까
“혼혈인을 군대에 못가게 하는 병역법은 핏줄로 사람을 구분하는 차
별 조항이므로 즉시 삭제되어야 한다.(하이 패밀리)”
“혼혈인이 불이익이나 고통없이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전까지는 보
호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병역면제가 필요하다.(펄벅 재단)”
최근 국가 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외관상 명백한 혼혈인’의
군입대를 면제하고 있는 병역법이 인종차별이므로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용역 조사 결과를 발표, 혼혈인들과 관련 단체들 사이에 논란
이 일고 있다.
혼혈인들은 지난 1972년 시행령 이후 군대에 가지 않게 되었다. 병역
법 시행령에 따르면 “외관상 명백한 혼혈아 및 부(父)의 가(家)에서
성장하지 아니한 혼혈아”는 제2국민역에 편입되어 병역을 면제받는
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기지촌 여성 인권단체인 ‘두레방’에 의뢰해 지
난 2003년 5월부터 7개월간 실시한 ‘기지촌 혼혈인 인권 실태 조
사’ 보고서에서 “인종적 차이가 군입대 배제 조건으로서 작용해서
는 안된다”며 사실상 법 개정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인권위는 작년
12월 발표한 동 연구에 대한 중간 보고서에서도 “혼혈인을 외관으로
구분하는 병역법은 주관적이고 모호하며 특히, ‘부외가’(父外家)조
항은 기지촌 출신 혼혈인을 따로 분리해서 차별하는 혐의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권위의 지적에 대해, 한국인 목사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서 태어난 김요셉(44)씨는 “겉모습이나 피부색이 달라서 군대에 못간
다는 것은 설득이 되지 않는 이유”라며 찬성했다. 그는 “대학교 2학
년 때 영장이 나와서 신체검사까지 합격했는데 검사관이 병역 면제자
조항을 확인시켜주면서 ‘혼혈아’이기 때문에 ‘면제’라고 말했을
때 심한 박탈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많은 혼혈인들은 현 병역법의 문제점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병
역 면제 혜택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계 혼혈인 김부원(56)씨는 “혼혈인들은 외모상의 차별에 따른 따
돌림 뿐 아니라 특유의 냄새로 인해 조직생활에 애로점이 많다”며
“될 수 있으면 안가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행
령이 바뀌기 직전인 지난 1960년대 말, 군에 자원 입대해 베트남전까
지 참전했었다.
혼혈인 복지 관련 단체들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1964년 부터 국내 혼혈 아동들을 지원해온 ‘펄벅재단’의 이지
영 복지사는 “혼혈인의 병역 면제는 이들이 군대에서 겪을 따돌림과
부적응 등에서 보호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혼혈인에
대한 병역 의무 부과에 반대했다. 펄벅재단이 지난 2001년 조사한 결
과에 따르면 재단에 소속된 혼혈인 중 초등학생의 9.4%, 중학생의
17.5%가 따돌림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학교를 중퇴한 것으로 드러났
다. 또 혼혈 성인들의 취업율 또한 44%에 불과하며 이 중 대다수는 일
일노동 등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펄벅재단측은
“이처럼 차별의 문제들이 거의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혼혈인들에
게 병역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반면, 작년부터 ‘혼혈인, 그들이 아니라 우리입니다’라는 표어를 내
걸고 혼혈인 차별 철폐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하이패밀리’의 송
길원 소장은 “혼혈인에 대한 편견을 고치지 않고 처음부터 군대에서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못가게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
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병역법은 혼혈인들에게 기회를 박탈하고 사
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꼴이었다”며 법개정이 선행되야 한다는 취지의
인권위 발표를 반겼다.
송 소장은 “혼혈인을 만나보면 ‘가고 싶은 군대도 못간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이들이 ‘직업을 구하려고 해도 혼혈이라고 면접에
서 다 떨어지고, 군대라도 갈 수 있으면 직업 군인이라도 되고 싶은
데 그 조차도 안된다’고 한탄하는 맥락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위의 용역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현재 국내 거주 혼혈인들
은 약 500여명으로 추산된다. 과거 미군과 기치촌 여성 사이에서 태어
난 혼혈인은 1968년을 기점으로 그 수가 감소해 왔다. 그러나 최근 외
국인 노동자들의 국내 유입과 국제 결혼이 증가하면서 혼혈 아동의 수
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병역 의무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
르고 있다.
인권위는 이번 ‘기지촌 혼혈인 인권 실태 조사’ 결과에 대해 “인권
위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현재 추진중인 차별금지법에 인종차별 금
지에 관한 조항을 넣어 혼혈인들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도 마련할 계
획”이라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였던 ‘두레방’의 박경태 간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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