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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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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법정은 불평등의 '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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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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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
조회수 |
1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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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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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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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나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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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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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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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법률상담센터 소장 최은순 변호사]
우리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
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헌법규범에 비추 어볼 때 한국 사회 결혼의 성평등
지수는 어느 정도 될까? 가정이 원만한 경우보다는 이혼과정에서 남녀
불평등의 현실이 보다 극명해진다.
90년 가족법 개정으로 재산분할청구권이 도입된 이래 법원에서 인정하
는 위자료 액수는 종전보다 현저히 낮아졌다. 법원은 현재 특별한 사
정이 없는 한 대략 3000만원을 기준으로 가감하는 듯한 관행을 보이
고 있다.
재산분할의 액수도 구체 적인 재산형성 기여에 대한 엄격한 심사나 또
는 제대로 된 가사노 동가치에 대한 평가도 없이 개략적으로 이루어지
는 듯하다.
사정 이 이렇다보니 일반인들은 ‘전업주부의 경우에는 부부재산의 3
분의1, 맞벌이 주부의 경우에는 2분의1이라는 식으로 재산분할을 도식
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녀의 친권행사자와 양육자 지정에 있어서도 자녀의 복리적 측 면에
서의 엄격한 심사와 판단보다는 ‘현재 누가 아이를 데리고 있느냐’
를 지나치게 의식한다.
양육비는 당사자의 경제적 능력 이나 그간의 생활수준, 자녀의 나이
등과 같은 요소보다는 전 국민을 상대로 한 통계조사를 기준으로 하
여 월별 분할지급을 명하 는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다 보니 양육비에
대한 이혼여성들의 불만이 많다.
재판기간이 긴 것도 문제다.서울의 경우, 중간에 합의가 되지 않는 이
상 통상 이혼사건의 1심재판이 끝나는데 1년정도 소요된다.
그나마 상대방이 경제력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위자료나 재산분할, 양
육비 등의 금전적 청구권은 그림의 떡일 뿐 현실화되 기는 어렵다. 이
러다 보니 적지 않은 여성들이 재판결과를 기다 릴것없이 조급해지고
도중에 쉽게 포기하고 합의하기도 한다.
이혼과정에서는 사회적 통념도 가세하여 여성을 괴롭히는데 한 몫 한
다. 이혼법정에서 남성들의 부인에 대한 흠잡기 1호는 가사나 육아 그
리고 시댁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그 대상이 전업주부인지 맞벌이 여성인지 가리지 않고
상대의 수입의 높낮이와도 상관없이 등장한다.
여성들은 세월이 좋아졌다고해도 공적 영역에서의 노동 외에도 사적
영역에서의 무임금 가사노동 이 여전히 여성의 몫이기 때문에 외부노
동참여로 자유를 획득하기보다 슈퍼우먼이 되기만을 강요받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여성부에서 개발했다는 무보수가사노동계정은 양
육비나 재산분할시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계
정은 어디까지나 통계적인 것일 뿐이다.
무엇보다 개 인의 존엄을 바탕으로 부부간의 민주적인 토론에 의하여
도달한 합의―일명 ‘가정규약’―가 다른 법률적 잣대나 통념에 기반
한 관행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가정생활에서의 남녀불평등 현상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이혼법정에
서 거의 모든 사건마다 듣게 되는 ‘여자라면 당연히 이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통념으로 헌법 제36조 제1항이 사문화 되고 대체되
고 있는 현실에서 민주적 가족 공동체에 대한 성찰이 절실히 필요하
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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