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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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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라면 공부하며 애낳는건 꿈도 못 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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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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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
조회수 |
18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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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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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umo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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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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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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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라면 공부하며 애낳는건 꿈도 못 꿨죠
◆프랑스 조동희·최진영 유학생 부부 수기
우리 부부는 99년 12월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브롱(Bron)에 왔다.
둘 다 유학생 신분인 데다 부모님이 옆에 계신 것도 아니기에, 아이
를 낳고 기른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2001년 가을, 나는 용감하게 임신을 했다. 막상 임신을 하고
나자 이전까지 느꼈던 불안감은 깨끗이 사라졌다. 프랑스 국가 전체
가 나의 임신을 반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우선 프랑스 정부
가 발간하는 ‘엄마의 노트’라는 책자를 무료로 받았다. 거기에는 나
의 임신등록번호와 함께 앞으로 9개월 동안 몸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
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책자에는 ‘직장여성은 16
주 동안 출산 휴가에 들어가며,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2주간 휴
가를 더 쓸 수 있다’는 등의 ‘임산부 권리’도 적혀 있었다.
뱃속에서 세린이가 점점 자랄 무렵 나의 임신은 동네 전체의 일처럼
됐다. 낯선 사람들이 배부른 내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어주고, 지하철
에서는 10대들이 자리를 양보해줬다. 수퍼마켓에는 임신부를 위한 계
산대가 따로 있어 오래 줄 서는 불편을 덜어줬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프랑스 정부가 내게 주는 돈이었다. 나는 임
신 5개월째부터 매달 160유로(약 20만8000원)씩을 지급 받았다. 출산
때까지 산부인과 병원을 매달 찾았지만 진료비는 한푼도 내지 않았
다. 프랑스 사회보험기금에서 전액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 와서 출산할 때까지 내 지갑에서 나간 돈은 병원에 등록했
던 비용인 50유로(6만5000원) 외에는 한푼도 없는 셈이다. 아이 예방
접종은 물론이고 정기검진과 병이 났을 때 받는 진료와 약품비용도 전
액을 보조 받고 있다.
세린이가 태어난 이후에도 프랑스 정부는 내게 육아수당 명목으로 매
달 160유로를 주고 있다. 유학생 신분인 덕분에, 딸 세린이는 매달 44
유로(5만7000원)씩만 내고 공립 탁아소에 다닌다. 우리의 한 달 생활
비는 1000유로(130만원). 그 중 아이에게 우리가 쓰는 돈은 140~150유
로(18만~19만원)에 불과하다. 만일 한국에서라면 나는 임신의 기쁨에
앞서 돈 걱정부터 했을 것이다.
(조선일보. 200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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