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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한부모가정연구소 부모-자녀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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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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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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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희망을 말하다―3부 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들] 한국한부모가정
연구소 ‘부모-자녀 교실’
[2009.10.25 22:25]
① 무너지는 가정 지원 강화해야
지난 24일 서울 신천동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 33㎡ 남짓한 공간에 한
부모가정의 부모와 아이 20명이 얼굴을 마주보고 앉아 지점토로 서로
의 얼굴을 빚느라 여념이 없었다. 조물조물 얼굴 윤곽을 만든 다음 콩
으로 눈, 코, 입을 붙이고 물감으로 색을 입히면서 이야기꽃도 함께
피웠다.
연구소가 올해 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부모-자녀교실, 우리 아이가
이만큼 자랐어요’ 프로그램은 한부모가정의 부모와 자녀들에게 미술
치료를 제공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진솔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이혼으로 받은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다. “숙제
해라” “게임 그만해야지” 등의 일방적인 대화가 아닌 “요즘 가장
큰 고민은 뭐니” “엄마한테 서운했던 건 없었니” 등 마음속의 응어
리를 풀어내면서 어떻게 하면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지 고민하는 게 프로그램의 목적이다.
13세, 10세 된 아들 둘을 데리고 이곳을 찾은 이모(36·여)씨는 지난
해 10월 이혼했다. 결혼 초기부터 성격 차이로 자주 다퉜다는 이씨는
첫째 아이가 항상 불안해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폐쇄적인 성
격을 갖게 된 게 자신의 탓인 것 같아 죄스럽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좀 더 신경을 쓰고 싶지만 일 때문에 여의치 않다. 이씨는 동사무소에
서 자활근로를 하며 하루에 2만6000원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쪼들리
는 데다 6년째 우울증을 앓고 있어 본인 몸을 추스르기도 벅차다. 방
치된 두 아이의 체격은 또래들에 비해 유난히 작고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탈모증을 앓고 있다. 학교 성적은 최하위권이고 1주일에 2∼3번
꼴로 친구들과 싸운다.
1년 전 이혼하고 11세 된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는 이모(45)씨도 부모
가 이혼한 것 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받아 삐뚤어지는 건 아닌지 항상
노심초사하고 있다. 아이의 조그만 행동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다 보니
말다툼도 잦아졌다. 이씨는 “이혼 후에 부모와 아이 모두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정서적 치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
다.
황은숙 소장은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한부모가정은 10년 전에 비해
40% 넘게 늘었지만 이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은 그대로다”라면
서 “한부모가정은 뭔가 잘못됐거나 불행한 가정으로 생각하는 아이들
에게 다양한 가정이 있음을 이해시키고 후에 나타날 수 있는 위기행동
을 예방하기 위해 심리적·정서적 차원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은 연구소 부설 한국한부모가정상담소 황은실 소장이 진행했
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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