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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숙 박사 칼럼] 별별가정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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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 |
조회수 |
27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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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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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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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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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가정 이야기
황은숙 박사(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장)
얼마 전 한 장의 엽서를 받았다. 가정의 달을 맞아 열리는 서울시 가
족행사 홍보엽서였다. 그 엽서에는“별별가족한마당”이라는 행사명
과 여러 사람들의 형상이 멋지게 어우러져 있었다.“별별가족한마당”
이란 단어를 보면서 별별과 가족을 합성한 신선한 아이디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고 하듯“별별가족한마당”에는 별별 형태의
가족은 없었다. 다만, 다둥이가정을 중심으로 친구, 이웃들이 참여하
는 행사였다. 별별가족한마당 엽서를 보면서 별별가족이 주는 다양성
을 강조하여 한부모가정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초대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면 더욱 풍성한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
다.
그러나“별별가족한마당”에 한부모가정을 초대하지 않은 것은 참으
로 잘한 일이다. 별별가족이란 단어를 신선하게 접하면서도 조심스럽
게 느끼는 것은 바로“별별”의 의미 때문이다.
별별가족의“별별”은 그 의미가 “보통보다 아주 다른 이상한 가지가
지”를 뜻한다. 별별이란 용어는‘별별 소리 다 듣겠네’, ‘별놈의
세상’등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주 활용되어 긍정적인 용어라 보기는
어렵다.“별별가족”은 자칫 정상적인 어떤 범주를 벗어난 이상한 가
정들을 의미하게 돼 한부모가정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뭔가
문제있는 가정으로 인식시킬 가능성이 커 위험하다 하겠다. 그런 의미
에서 본다면 “별별가족 한마당”에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거론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양한 가정으로 진화
사회가 다양화, 다변화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가정이 출현하고 있다.
이전에는 대가족과 핵가족으로 분류되는 가정의 형태가 이제는 이혼가
정, 사별가정, 미혼모가정, 별거가정, 재혼가정, 입양가정, 장애인가
정, 독신가정, 무자녀가정, 노인가정, 공동체가정, 동성애가정 등 다
양한 형태의 가정으로 진화하고 있다.
통계청의 세대별 가족구성을 보면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정형화된 가
족은 전체가구의 약 43%에 그치며 그 외 다양한 형태의 가정은 약 57%
에 이른다고 한다. 가족형태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형화된 가정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다양한 형태의 가정의 등장은 가정에 대한 인식에도 변화를 가져왔
다. 이전에는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만이 정상적인 가정으로 인식
되고, 그렇지 않은 가정들은 비정적인 가정으로 인식되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가정을 수용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관을 지닌 보수적인 사람들은 여전히 가족의 외형적인
구조를 중시한다. 그들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가정을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으로 규정한다. 가정의 행복을 가족
구조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
정폭력, 외도, 알콜 중독, 도박 등의 현상은 의외로 부부와 자녀로 구
성된 양부모가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한부모가정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가정 중에는 부모-자녀관
계가 긴밀하고, 화목한 가정이 많다. 이런 가정의 모습을 본다면 가
족 구성원의 유무는 가족 간의 행복의 정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
은 될 수 있지만 결정적인 요인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한부모가정에 대한 편견
나는 지난 10년간 한부모가정을 돕기 위해 비영리단체인 한국한부모가
정연구소를 설립해 어려움에 처한 한부모가정을 지원해 왔다. 한부모
가정은 사별, 이혼, 미혼모, 별거 등으로 발생하며 엄마, 아빠 중 한
쪽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정이다.
한부모가정이 발생하면 심리적인 혼란, 경제적인 형편, 자녀양육, 그
리고 사회적인 편견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한부모가정의 부모와 자녀
들은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한부모가정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한부모가정에 대
한 부정적인 편견과 차별이다. 우리 사회는 한부모가정에 대해 무엇인
가 문제 있는 가정, 불행한 가정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이혼자들에게
는 인생실패자, 낙오자란 꼬리표를 달아주고 있다. 그러한 편견은 차
별을 낳아 한부모가정이란 이유로 취업, 승진, 대출, 직장 내 성희
롱, 혼인, 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한부모가정은 행복한 가정
이러한 한부모가정의 편견은 한부모가정 관련 용어의 영향을 받아왔
다. 우리 사회는 한부모가정을 편부모가정이라 불렀고, 항상 그 앞에
는 결손가정, 해체가정, 붕괴가정 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그런
부정적인 용어들은 한부모가정을 뭔가 이상하고, 발생해서는 안 되는
문제 있는 가정으로 인식하도록 해 사회적인 편견을 키워왔다 하겠다.
그런 사회적인 편견을 막기 위해 한부모가정 지원단체들은 한부모가정
에 대한 부정적인 용어의 사용을 줄이고, 긍정적인 용어를 보급하고
자 노력해 왔다. 그렇게 해 탄생한 용어가 바로‘한부모가정’이다.
한부모가정의 한은 순수한 우리나라 말로 ‘한강’, ‘한가위’, ‘한
아름’처럼‘크다’, ‘온전한’, ‘가득한’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즉, 한부모가정은 문제 있는 가정이 아니라 행복이 가득한 온전한 가
정임을 나타낸다 하겠다.
가정에 대한 새로운 페러다임
한부모가정에는 한쪽 부모가 없다. 그러나 한쪽 부모가 없다고 하여
문제 있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한부모가정의 부모와 자녀가 서로
사랑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간다면 한부모가정은 건강하고, 행
복한 가정이라 하겠다. 이제 가정의 행복을 외형적인 구조에서 찾을
때는 지났다. 이제는 다양한 가정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평등
한 가정문화를 확대해 나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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