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한부모가정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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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차별금지법>이 낳은 차별

	번 호	1322	조회수	2518	이메일	teacher-c@hanmail,net

	작성자	최심원			작성일		07-12-29

	첨부화일

	내 용	조선일보 2007년12월27일자[아침논단] <차/별/ 금/지/법>이 낳은 차별 -이재경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주변의 성공한 여성들 중에 평생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성차별을 경 험한 적이 없다는 이들을 간혹 본다. 대한민국이 유교적 가부장적 질 서로 유명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경험 을 ‘차별’로 언어화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차별에 대한 감수 성의 문제이다. 이런 경우 부정적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가지고 자신 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에도 차별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기 어렵 다. 무엇이 차별인가에 대한 정의는 흔히 담론의 경합을 통해 만들어진 다. 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이 하나의 예다. 인간은 평등하지만 동일 (identical)하지는 않다. 우리는 개인들이나 집단들 사이에 보이지 않 는 선을 긋고, 자신이 의미 있다고 여기는 ‘차이’에 주의를 기울인 다. 이 선은 차이에 따라 집단을 단순하게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어 느 집단이 인종, 피부색, 성별, 언어, 종교, 성적 지향, 정치적 견 해, 출신 국가 등을 이유로 우수하거나 열등함을 암시한다. 이런 근거 로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을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 ‘차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이후 여성운동의 영향으로 차별에 대한 담론 이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이후 성차별 관련 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의 결과, 차별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확산됐다. 과거에는 성차별로 인식 되지 않았던 상황들이 차별사유로 인정되어 법의 제재를 받게 된 것이 다. 고용평등, 성희롱, 아내구타, 성매매 등 새로운 언어와 담론이 만 들어지면서 성차별에 대한 감수성 또한 높아져 왔다. 지난 10월 2일 법무부는 ‘차별금지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안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장애, 연령, 인종 등을 이유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내 용이다. 그런데 법안에 명시된 차별사유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 다. 배경은 원안에 명시되었던 20개의 차별사유 중 성적(性的) 지향, 출신 국가, 가족 상황 등 7개 사유를 삭제한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 은 ‘성적 지향’에 관한 것이다. 동성애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윤리 의 위기를 거론한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발이 삭제의 배경이라 고 한다. 차별의식에 대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들 은 다양한 사회적 소수집단들 중에서 동성애자, 자발적 무자녀 가족, 한부모 가정의 자녀에 대한 고정관념과 사회적 편견이 매우 강한 것으 로 나타났다. 이번의 차별사유 삭제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차별 들을 외면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삭제의 부정적 효과는 애초 에 누락한 것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차별받지 않아야 되는 집 단’과 ‘차별받아 마땅한 집단’으로 나뉘어 문화적, 사회적 낙인을 이중삼중으로 찍게 되는 것이다. 어떤 차별도 다른 차별보다 더 중요 하거나 덜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며,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 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 3차 유엔인권이사 회에서 성적 지향에 의한 인권침해나 차별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야 한다는 결의에 회원국인 우리나라도 참여한 바 있다.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선진국의 입법례에서도 볼 수 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우리 국무총리에 게 서한을 보내 “인권침해조항 삭제는 차별금지법 제정의 근본을 훼 손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동안 정부는 유엔의 차별철폐에 대한 조약을 비준해 왔으며, 이행상황에 대해 관련위원회로부터 모니 터를 받아 왔다. 우리 문화에서 인권과 차별은 익숙한 용어는 아니다. 흔히 법이나 정 책 또는 사회운동 진영에서 사용하는 공적인 용어로 이해하면서, 자신 이나 주변의 문제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차별은 매 일의 일상에서 경험하는 일이며, 우리 모두가 차별받기도, 반대로 다 른 사람을 차별하기도 한다. 차별금지법 논란을 보면서 이러한 과정 자체가 차별에 대한 인식이나 감수성을 높이는 기회로 생각된다면 지 나친 낙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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