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제 목 |
|
신경 정신과에 갔었습니다 |
|
| |
번 호 |
|
482 |
조회수 |
1601 |
|
이메일 |
|
|
|
| |
작성자 |
|
낮잠 |
작성일 |
|
04-10-21 |
|
| |
첨부화일 |
|
|
|
 |
|
| |
내 용 |
|
일과를 끝나고 집에 가니 초 6학년 둘째 딸이 하기로 한 수학도 한문
도 안해놨다.
화가 갑자기 치밀더니 나 스스로도 씩씩 거리면서 화를 주체하지 못하
는 나를 느낀다.
결국 둘째에게 “너 나를 무시하는 거지? 너 아빠에게 가고 싶어?”
하는 가슴 아픈 말은
하면서 일단락이 된다.
아 나는 정말 아이들을 사랑할 순 없는 걸까?
사랑 불능증에 빠진 것은 아닐까?
이와 같이 한 번 자괴감에 빠지면 정말 주체할 수 없게 되고 어떤 자
기 존중감을 갖기 어렵게 되어 많은 부분에서 자연스럽지 못하고 위축
되어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정말 이 모든 것들이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열등감일까
정말 어린아이에게 하곤 했던 질문들을 나 자신에게 다시금 하나씩 묻
게 된다.
그래 있는대로 보고 받아들이자.
사실 있는 그대로 보는 일들 만큼 가슴쓰린 일이 있을까
그래 너무나 많은 욕심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다. 완벽한 엄마, 똑똑
한 아이들.
결국 나 자신의 작음을 뼈아프게 느끼면서 미안함과 죄책감에서 조금
씩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한다
딸래미와 나의 가슴에 작은 상채기 하나 내고 금싸라기 같은 아들래
미 어린 눈에 두려움을 스치듯 느끼면서 어제 전 신경 정신과 갔었습
니다.
“ 선생님 무엇보다도 아이 아빠에 대한 미움과 서운함이 큰 짐이고
요. 이런 부정적이고 우울한 느낌들이 내 삶의 시간들은 지배하여 아
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이 가장 가슴 아파요. 나 자신을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고 또 다시 아이들에게 상처를 남게 하는 악순환이죠”
“ 약을 좀 드셔보시죠”
“꼭 약이어야 하나요?, 뭔가 자기 성찰같은 것으로는 어려운가요?”
“약에 대한 편견을 버리세요”
21일 간의 하얀 알약을 들고 집에 오는데 전화하여 “야! 너 땜에 내
가 이렇게 됐다”하고 외지고 싶었지만 참 웃긴다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나 자신에게 잠시 우울하다
가 그래도 애들 생각해서 먹어야지 하고 먹었습니다. 이상하더라고
요. 한 2시간 지나니까 기분이 좀 나아지는 듯해요. 그렇다고 수다스
러워지거나 그렇지도 않고요. 아 그 지긋지긋했던 마의 우울한 느낌들
에서 조금 나아지는 듯 싶고요. 그래 이 느낌 내가 예전에 늘 느껴왔
던 그 느낌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먹었을 걸 그러면 그렇게 많이 아이들에게 상
처를 내지는 않았을 텐데 생각했습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