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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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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싱글의 힘] “결혼요? 인생의 옵션일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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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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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
조회수 |
19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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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webmaster@hanbumo.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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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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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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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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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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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에 태어난 김옥자 할머니는 1975년 숨을 거둘 때까지 한 집에
서 10명이 넘는 가족들과 함께 살았다.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식들
이 분가를 하면 다시 그만큼의 손자·손녀가 태어나 식구 숫자는 줄
지 않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해에 태어난 이정연(30)씨는 지난해
집에서 ‘독립’했다. 정연씨는 “결혼도 안 한 여자가 혼자 산다고
반대도 많았지만, 내 삶을 위해 과감히 결정했다”고 말했다. 할머니
에게 가족은 숨쉬는 공기와 같았으나, 그녀에게 가족과 결혼은 선택
가능한 여러 갈림길 중 하나일 뿐이다.
조선일보와 리서치플러스가 지난 2주간 30·40대 싱글 328명을 조사
한 결과, 이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건강(44%)과 돈
(19%), 자아실현(14%)을 꼽았다. 가족(12%)과 결혼(7%)은 우선 순위에
서 밀렸다. 앞으로 결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남성 응답자의
11.7%와 여성 응답자의 33.1%는 “전혀 없거나 회의적인 편”이라고
답했다.
‘싱글’의 증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공통되는 현상이다.
미국 인구통계청이 발표한 싱글 숫자는 약 8600만명. 노동인구의
42%, 주택 구입자의 40%, 유권자의 35%가 싱글이다. 프랑스는 성인 6
명 중 1명이 싱글이고, 노르웨이는 두 집 중 한 집꼴이다. 영국 켄트
대 리처드 스케이스 교수는 “2010년엔 영국의 싱글 가구수가 전체 가
구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글 인구의 증가는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많은 사회문화적 제도와
환경도 변화시키고 있다. ‘혼자 먹는’ 싱글들을 위한 가공음식 시
장, 1인 가전 산업, 싱글을 위한 여행·미팅 비즈니스가 급성장 중이
다.
특히 싱글들은 한 군데서 먹고, 쉬고, 놀 수 있기를 원해 이들을 따
라 커피 전문점, 헬스클럽, 식당, 편의점, 문화 공간이 잇따라 생기면
서 상권을 활성화시킨다. 한국에서는 강남 테헤란밸리와 강북 신촌·
홍익대 인근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 동교동에서 30년째 세탁소를 하고 있는 박병선(63)씨는 “원
래 기찻길 주변이고 동네도 외진 편이라 집값도 싸고 인적도 많지 않
았는데 원룸들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고 했다. 이 지역
은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홍익대 등 대학가가 밀집돼 있어 학생
원룸족이 많은 데다가 광화문·을지로 등 강북의 주요 오피스가로의
접근이 편리해 싱글 직장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10년 전 박씨의
세탁소 고객 중 80%는 가정주부였지만, 지금은 싱글고객이 80%를 차지
하고 있다.
강남 테헤란밸리에서 24시간 통합형 배달서비스업을 시작해 월평균 3
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스피드박스’ 김건우(29) 사장은 “싱글
족들은 돈보다는 시간과 웰빙에 관심이 많다”며 “가격 대신
‘whatever you want, whenever you want(당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당
신이 원하면 언제나)’라는 모토로 승부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컨설팅업체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는 “혼자 사는 직장
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삼성동·대치동 인근에만 5년간 3만실(室)의
원룸과 오피스텔이 들어섰다”며 “오피스가와 교통요지를 중심으로
싱글촌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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