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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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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이 '먹고 살 방법' 어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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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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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
조회수 |
18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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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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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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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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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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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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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학자 민가영의 세상읽기] 성매매 여성이 '먹고 살 방법' 어디
에?
지난달 23일은 우리나라의 성매매 산업(!)에 역사적인 분기점이 된 날
이다.
이날부터 성매매처벌법이 시행됐다. 바로 이날,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
음으로 성매매에 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00년 일어난 ‘군산 대명동 화재 참사’에 대해 국가가 유족들에게
67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성매매 산업은 그렇게 간단하게 ‘소탕’될 성질의 것이 아니
라는 현상들이 벌써 드러나고 있다. 성매매 여성들이 ‘행복 추구권’
이란 단어가 쓰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성매매를 합법화해 달
라’는 유서를 남긴 자살소동도 있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것
인가?
성매매 산업은 법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유연성을 지닌다. 전
면 무효화된 선급금 문제도 같은 맥락에 있다.
현대판 ‘노비문서’로 불리는 선급금은 여성이 업소에서 일하게 될
때 업주가 고용 여성에게 빌려주는 돈으로, 법률상 ‘불법 원인으로
인한 채권무효’ 조항으로 인해 돈을 갚지 않아도 ‘사기죄’ 등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그러자 업주들이 사채 금융회사를 통해 생활자금 대출 형식으로 선급
금을 주고 차용증서를 작성하는 새로운 수법이 나왔다.
이제는 업주와 여성들 사이가 아닌, 신용협동조합과 여성들 사이에 채
무관계가 설정되고 있는 것이다.
성매매 산업은 이처럼 불법을 합법으로 둔갑시키는 기민함을 발휘한
다. 성매매 피해 여성들 시위의 맥락은 바로 여기에 놓여 있다.
성매매 처벌법이 ‘깨끗한 거리 만들기’의 일환이라면 일단은 성공
한 듯 보인다. 그러나 법의 관할망을 빠져나가는 성산업의 유동적인
구조를 파악하지 않고서, 법보다는 업주들과의 ‘합법적’ 채무관계
가 더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성매매 여성들의 ‘현장’을 체감하지 않
고서는 우리 사회 성매매 문제는 근절되지 않는다.
성산업을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데 머물지 않
으려면, 성매매 여성들이 성매매 산업에서 빠져나와 ‘먹고살 수’ 있
는 방법을 찾는 데 힘과 자원이 실려야 한다.
(민가영 홍익대 강사)
입력 : 2004.10.04 18:19 27' / 수정 : 2004.10.05 11:1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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