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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인 보육료上限 17만6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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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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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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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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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뿐인 보육료上限 17만6000원
어린이집 80곳중 68곳, 최고 50만원까지
당국 “위반 없다” 원장 “지침대론 운영못해”
▲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 어린이집들이 천차만별
로 정한 보육료는 고스란히 부모의 몫으로 떠넘겨지고 있다.
/ 이기원기자
서울 동대문구 H아파트에 사는 맞벌이 주부 홍은영(35)씨는 지난달 단
지 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섯 살짜리 딸의 보육료를 납입한 뒤 한숨
을 쉬었다.
순수 보육료 28만원(종일제)에 6개월마다 내는 재료비 20만원을 합쳐
50만원 가까운 목돈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일산 대화동 A아파트에 사는 조광옥(34)씨 역시 경기도가 정한 보육
료 상한선이 18만4000원(종일제)인 것도 모른 채 1년간 여섯 살짜리
아들을 매달 29만원에 맡겨온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실제로 홍씨와 조씨는 보육료 상한액의 60%를 더 냈다. 서울시는 올
해 보육행정지침을 통해 5세 어린이의 종일제 순수 보육료 상한선을
17만6000원으로 정했다.
보육료는 지방자치단체가 해마다 행정지침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보육 현장에서는 이 지침 상한선대로 돈을 받는 곳이 드물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 500가구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
집들은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상한액을 훨씬 초과한 보육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주부모니터들이 서울 강남·서초·노원·마포·서대문·송파
와 경기도 분당·일산 등 아파트 밀집 지역 내 어린이집 80곳을 조사
한 결과, 이 중 68곳이 상한선을 훨씬 넘는 보육료를 받는 것으로 드
러났다.
상한선보다 10만원 이상 더 받는 어린이집도 25곳이나 됐고, 강남·서
초는 평균 보육료가 30만원이었다.
지침에 따른 보육료 규정을 어길 경우 초과분 반납부터 최고 시설폐
쇄 조치까지 내릴 수 있지만, 실제로 그 같은 조치가 내려진 일은 없
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를 관리하는 담당 구청 직원들은 사실을 전혀 모르
고 있다. 강남구청 보육료 담당자는 “매년 한 차례씩 지도·점검을
나가지만 문제 되는 어린이집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청 보육 담당 직원은 “경쟁 때문에 보육료를 낮춰받으면 받
았지 상한선보다 올려받는 어린이집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
했다.
그러나 어린이집 원장들은 “지자체가 정한 보육료 상한선으로는 시
설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항변한다.
일산구 주엽동 J어린이집 원장은 “학원·유치원과 경쟁하려면 영어·
컴퓨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고, 그에 따라 당연히 비용
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은혜 전국아파트어린이집연합회장은 “보육의 공공성만 내세웠지 민
간시설 지원은 하지 않으면서 보육료 상한선만 강요하는 정부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어린이집과 아파트 주민자치모임과의 갈등도 보육료를 널뛰게 하는
한 원인이다. 최창한 한국보육시설연합회 민간분과위원장은 “시설비
를 투자해 모양새를 갖춰놓으면 계약기간이 끝나 재입찰을 시키는 일
이 허다하니 편법을 쓰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결국 요지경 속 보육 환경에 부모들 가계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셈이
다.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입력 : 2004.10.04 18:1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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