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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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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부부 재산공유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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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 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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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 |
조회수 |
20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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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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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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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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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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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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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부부 재산공유제
TV의 오락 프로그램에서 실험을 하나 했다. 길 가는 주부들을 붙잡
고,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게 하는 것이다. 전화
의 내용은 “여보, 살다 보니 내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아 허전
해. 우리 집을 내 명의로 하면 안 될까?” 하는 것이었다. 영문 모르
는 남편들은 난데없는 아내의 요구에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많은 남편들 답변이 자다가 웬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는 쪽에 가까웠
다. 절차가 복잡하다느니, 세금을 새로 내야 한다느니 하며 구렁이
담 넘어가듯 확답을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중에 여성 시청자들의
박수를 많이 받은 답변은 이랬다. “그 집이 비록 내 명의로 돼 있지
만, 나는 바로 당신 거잖아.” 그러나 립 서비스는 립 서비스, 현실
은 현실이다. 모든 부부가 연애할 때의 감정으로만 산다면 1년 혼인
건수 30만4000쌍에 이혼 건수 16만7000쌍이라는 수치가 나올 수가 없
다.
▶이혼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 부부의 재산 분할에 관한 것이
다. 통계청에 따르면 12년 전과 비교할 때 결혼 후 10년 미만의 이혼
은 줄어든 반면 결혼 후 15년 이상의 이혼은 2.5배(총 이혼 부부의
32.7%)나 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이라도 한 채 갖고 있고, 여윳돈이라
도 있을 만한 연령대의 이혼이 늘어가는 추세이기에 이혼 때 재산 분
할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이다.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부부 공
동명의가 많아졌다고는 해도 현재 한국 가정에서 집을 비롯한 부동산
이 남편 단독 명의로 돼 있는 가정이 65%에 가깝다.
▶17대 국회 여성의원들이 부부가 이혼할 때 재산의 50%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도록 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혼소
송을 통해 이혼할 경우 전업주부는 가사노동의 대가로 재산의 30% 정
도를 인정받는 것이 그동안의 판례였음에 비춰볼 때 여성의 입장에선
획기적인 진전이다.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러스는 몇 년 전 제타존스와의 결혼을 앞두고
‘이혼 계약’이란 걸로 화제를 뿌렸다.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
도 마찬가지였다. “3주간 서로 연구하고, 3개월간 사랑하고, 3년간
싸움을 하고, 30년간은 참고 견딘다.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이 또 같
은 짓을 시작한다.”(H A 텐·도마 그란돌주의 생활과 의견) 그게 과
거의 결혼이고 부부라면, 현대의 결혼과 부부는 언제든지 이혼이란 간
이역(簡易驛)에서 내릴 채비를 하는 것인 모양이다.
김태익 논설위원 tikim@chosun.com
입력 : 2004.07.26 18:35 19' / 수정 : 2004.07.26 20:23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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