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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우리가족만 특별해선 안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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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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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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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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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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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24일(월) 오후 3:33 [경향신문]
[가족]“우리가족만 특별해선 안되죠”
“가족문화가 바뀌려면 먼저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직장생활에 올인해야 한다면, 아빠들에게 돌봄노동에 참여하
라는 말이 너무 부담될테니까요.”(전업주부 남편 오성근씨)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무뎌져서 그런지 한부모라서 겪는 편견에 심
각하게 고민하진 않아요. 하지만 신문지상에서 탈선하는 청소년들 대
부분이 한부모 가족에서 자란 아이들이라고 하면 맘이 무거워지고 통
계가 억지 같다는 생각에 반발심도 생겨요.”(한부모 엄마 배상윤씨)
성공적인 국제결혼을 이뤄낸 지종오씨와 베트남아내 흐엉씨 가족(왼
쪽 사진)과 노년동거를 통해 신혼부부처럼 살고 있는 김인철·기정애
씨 부부.
동거가족, 한부모가족, 국제결혼 가족…. ‘제1회 평등가족 페스티
벌’에 참가한 가족들에게선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서로 아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똑같은 가
족으로 봐 달라”는 것. 국제결혼한 가족과 노인동거 가족을 만나 살
아가는 얘기를 들었다.
－민족·문화적 편견 깬 국제부부－
#국제결혼한 지종오씨네
“기자이모한테 ‘씬 자오’(안녕하세요) 해야지, 윤진아.” “씨 짜~
우.” “하하하….”
25개월된 딸을 바라보는 지종오씨(47·서울 창신동)와 베트남 부인 부
티 타인 흐엉(40)의 얼굴엔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다. 친척 소개로 흐
엉을 만나 첫눈에 반했다는 지씨. 행복했던 연애기간, 신혼기간의 격
렬했던 부부싸움을 거쳐 이젠 아이 재롱에 웃음짓는 모습이 여느 부부
와 다를 바 없다.
“사실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차이 등 다른 부부들과 같은 문제로 싸우
거든요. 단지 환경이 좀더 많이 다르다는 것뿐이죠.”
3년전 결혼직후엔 날마다 싸움의 연속이었다. 지씨는 집안일을 많이
분담하는데도 고맙다는 반응도 별로 없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절약하
지 않는 아내의 씀씀이가 자꾸만 눈에 거슬렸다. 아내는 아내대로 외
로운 데다 사사건건 잔소리하는 남편이 싫었다. 거의 함께 살기 힘들
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치열한 싸움끝에 이젠 상대방을 인정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난해부터는 일을 하고 싶다는 아내의 말에 지씨는 그동안 하던 이불
장사를 접고 한창 말배울 시기의 아이를 위해 육아를 거의 전담하고
있다. 부인이 베트남을 오가며 한국의 베트남 사람들을 상대로 식재
료 파는 일을 하는 동안 지씨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2개 나라말
을 가르치며, 씻기고 놀아주는 일들을 한다. 몇달후 아이가 어린이집
에 갈 때쯤 일자리를 다시 알아볼 생각이다.
“국제결혼은 계속 늘어날텐데 지금처럼 다른 민족, 다른 나라 문화
에 대해 냉소적인 우리의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불행한 국제결혼 가
족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제3세계 국가엔 편견이 심하죠. 정
부나 지자체, 여성단체에선 외국 배우자들이 우리 문화에 빨리 익숙해
지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노년의 자유 만끽하는 동거부부－
#노인동거가족 김인철·기정애씨
지난 8월말부터 함께 살기 시작한 김인철(66)·기정애(64)씨 가족. 신
혼부부나 다름없는 두사람은 요즘 함께 장보고, 음식을 준비해 식탁
에 마주앉을 때마다 행복하다. 두사람 다 2년전 병으로 배우자를 떠나
보냈다. 배우자가 떠난 집에서 살기 싫어 자녀들 만류를 뿌리치고 멀
리 이사해 혼자 생활해온 두 사람. 혼자 살다보니 극심한 외로움과 우
울증에 시달릴 정도였다.
김씨의 큰아들이 아버지의 사연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를 본 기씨의 딸
이 연락해 보라며 어머니를 부추겼다. 기씨가 전화를 하자 김씨는
“지금 뭘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산에서 도토리를 줍고 있다”는
답변이 김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뭔가 마음이 통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단다. 인터넷에 공고한 이후 “돈이 얼마나 있느냐”는 전화만 받
던 터였다. 자녀들과의 상견례후 1주일 만에 김씨의 해남 집에서 함
께 살고 있다.
“음식 장만해서 먹여줄 사람이 있다는 게 기쁘다”는 기씨와 “밤늦
게까지 얘기할 사람이 있어서 좋다”는 김씨. 만난 지 두달 남짓인데
벌써 여보, 당신 호칭이 익숙하다. 자녀들도 부모가 즐거워하는 모습
에 한시름 놨다.
재산은 동거전과 마찬가지로 따로 관리한다. 각자 자녀들이 보내준 용
돈을 합해 생활하고 여행한다.
“노년에 혼자 살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을 만날 수도 있죠. 즐겁고 행
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혼인신고를 하자니 재산이나 집
안 제사문제 등 복잡하고, 안하자니 책임감이 너무 없는 것 같아 고
민 중입니다. 혼인신고는 좀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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